[해홍원] “한국 형제들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

▲ 멕시코 언론은 취재를 위해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장사진을 이뤘으며, 응원단도 한국대사관을 찾아와 문앞을 가득 메웠다.
월드컵 한국 독일, 멕시코 스웨덴 전이 열렸던 6월 27일 하루만큼은 멕시코에게 한국은 천사의 나라였다. 멕시코가 스웨덴에 졌지만, 한국의 독일전 승리로 16강에 진출하게 되자 멕시코 전체가 들썩였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는 1천여 명의 멕시코 응원단이 몰려들어 “한국 형제들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corea hermano ya eres mexicano)”이라고 외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응원단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멕시코 경찰차가 대사관 주변에 집결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대사관 상공에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헬기까지 동원될 정도였다.
텔레비사, 밀레니오, 레포르마 등 멕시코 언론에서도 멕시코 응원단의 한국대사관 방문풍경을 담아내는 등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으며, 한국대사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한 레포르마 등 유력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다.
* 텔레비사 보도링크 https://noticieros.televisa.com/videos/embajador-corea-sur-sale-saludar-aficion-mexicana/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대사는 멕시코 전 언론에 “대한민국 국민은 멕시코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 SNS에서 볼 수 있는 멕시코의 상징인 소깔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를 태극기로 바꾼 사진.
SNS에서는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한 사실을 상징하는 각종 패러디물이 넘쳐났다. 멕시코의 상징인 소깔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를 태극기로 바꾼 사진, 멕시코 국기 중앙에 태극기를 집어넣은 사진 등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표현물들이 속속 등장했다. 멕시코 최대 방송사 텔레비사의 유명앵커 로페즈 도리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포르마의 천사탑으로 가지 말고, 한국 대사관으로 가라’는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다.
멕시코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민들에게도 ‘고마워요(Gracias)’라는 메시지가 많게는 1천건 씩 전달됐으며, 대사관과 기아자동차 등 기업에 선물이 배달되기도 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 근무하고 있는 박미미 행정원은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에 가는 길에 멕시코인들로부터 해바라기 꽃다발을 받기도 했으며, 김설하 씨는 운전 중에 멕시코인들로부터 감사해요 코리아라는 말을 수 없이 듣기도 했다.
멕시코 연방정부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멕시코 연방정부 외교차관 까를로스 데 이까사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외교장관을 대신해 멕시코의 16강 진출 확정 직후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모인 응원단을 응대하던 한병진 공사는 목마에 태워져 환호를 받았으며, 이날 하루에만 국내외 40여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 밀레니오 보도링크 http://www.milenio.com/deportes/rusia-2018/fanaticos-mexicanos-cambian-angel-embajada-coreana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는 멕시코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언론에서까지 전화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으며, 멕시코 언론 취재 관행에서는 이례적으로 레포르마, 엘 유니버설 등은 서면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식당에는 손흥민 갈빗살, 서울 수프 등의 메뉴가 등장했다. 멕시코 국적항공사 아에로 멕시코는 멕시코시티-인천 항공권 20% 할인행사를 홍보하면서, 국적기를 아에로 코레아로 표현하였고, 기아자동차 몬떼레이 공장에는 맥주, 꽃다발 등의 선물이 몰렸다.
6월 27일 하루 멕시코 응원단의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감사방문 등에 관련된 언론 보도는 200여개가 넘었다. 28일 아침 레포르마, 엑셀시오 등 유력언론사의 1면도 관련기사가 채웠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김상일 대사는 이날 저녁 늦게까지 국내 언론사 7개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송기진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장은 새벽 2시에 국내 한 언론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멕시코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분위기는 각종 문화행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서 다음달 5일 멕시코 국립문화박물관에서 개막 예정이던 한국현대미술 특별전-‘한국의 세 거울’ 전은 당초, 멕시코 대선 등의 영향으로 관심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멕시코 연방 문화부에서 ‘형제의 나라 한국, 현대미술 특별전’ 트윗을 올리자, 한시감만에 약 1200여건의 좋아요와 600여건의 리트윗이 이뤄지는 등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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